이스라엘 워홀 레스토랑에서 일하기
2014년도에 키부츠 발룬티어로 5개월간 있었고,
2019년에 워홀 비자 1년짜리 받아서 이스라엘에 다시 왔다.
내 한국이름은 조수경,
국제 이름은 '수'라고 통한다.
나는 지금 3년째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데
지금 일하는 곳은 북쪽 갈릴리호수에
위치한 피쉬레스토랑이다.
이곳은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
아침에 일하면 아침식사를 이렇게 준다.
오믈렛, 후무스, 이스라엘식 샐러드, 빵
보통 이게 기본 아침식사다.
뷰 맛집 이기도 한 우리 레스토랑...❤️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이런 석양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게.
처음 면접 봤을 때 나는 히브리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웨이트리스지만 팁은 받지 못하는 기본시급만 받는 조건인
웨이트리스로 레스토랑에 취직했다.
참고로 이스라엘은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가면
기본으로 10%는 팁으로 낸다.(안내면 욕먹음)
나는 다른 웨이터들
월급의 반도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팁의 비중이 거의 기본시급이랑 같기 때문에..
그래도 수긍했다.
왜냐하면 당시엔 히브리어를 못하니
당연히 히브리어로 주문받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단지 외국 사람들이 단체로 여행을 오면
영어로 주문을 받았다.
그리고 개개인으로 오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주문을
다른 웨이터들이 받으면 나는
음식만 가져다주거나 다 먹은 접시를 치우고
테이블 세팅을 다시 하고 그런 게 나의 직업이었다.
알론(내 남자 친구)은 묵묵히 열심히 일하라고 했다.
그래서 알론 말대로 정말 묵묵히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3개월 후에 코로나가 터졌고
나는 반년 가까이 일을 쉬었다.
물론 돈벌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일을 안 하는 동안 알론이 나를 먹여 살렸다.
6개월이 지나 코로나가 조금씩 잠잠해지면서
레스토랑들도 다시 열기 시작했고
일하던 레스토랑에서도 나를 다시 불렀다.
이때 매니저가 바뀌었는데
그 바뀐 매니저가 바로
알론의 친한 친구의 아내 '타이르'였다.
타이르는 나에게 참 잘해줬다.
내가 성실히 지각도 안 하고
열심히 일하는 걸 되게 높게 샀다.
타이르는 비록 내가 이스라엘 고객들의
주문은 받지 못하지만 내가 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상사들과 상의 후에 바로 내가
팁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줬다.
그렇게 팁을 받기 시작하니
내 월급도 정말 두배로 뛰었다.
팁을 받기 시작한 지 대략 한 달 뒤에
타 이르가 나에게
'수, 저 테이블 가서 주문받아봐'라고 말하는 것이다.
근데 그녀가 가리킨 테이블은
히브리어를 써야 하는 현지인 테이블이었고
나는 문득 겁이 났다.
그래서 타 이르에게 되물었다.
'타이르, 나 히브리어 잘 못하는데
내가 과연 가도 괜찮겠어?'
그랬더니 타 이르가 한 말
'왜 안돼? 그냥 부딪혀봐'라고 말했고
이 말이 지금의 용감한 나로 만들었다.
나의 좌우명이 됨ㅋㅋㅋㅋㅋ
어쨌든 나는 나의 하찮은 히브리어를 구사해서
주문을 받아왔다.
그리하여 나의 본격적인 주문받기는
그때부터 시작됐고
일끝 나면 집에 가서 알론에게
질문 폭탄을 매일같이 던졌다.
'알론, 이 말은 히브리어로 어떻게 말해?'
알론은 군말 없이 자상하고 상세하게 다 가르쳐줬고
나는 그대로 그 말들을 내 수첩에 받아 적어 정말 닳도록 달달 외웠다.
그렇게 달달 외워서 주문을 히브리어로 받기 시작했다.
다른 웨이터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나를 그들과 똑같이 대우하기 시작해줬고
내가 모르는 히브리어를 물어보면
그게 누가 됐든 간에 최선을 다해서
귀찮아하지 않고 다 도와줬다.
그리고 내가 손님들 앞에서 히브리어 쓰고 있는 걸
마치 초등학교 졸업하는 자녀 보듯이 되게 귀엽고
뿌듯하게 바라본다 ㅋㅋㅋㅋㅋ
(물론 그들은 나보다 거의 10살은 어림)
괜찮다.
나에겐 아시안 유전자가 있어서 나이가 비슷해 보인다.
이스라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보면 별 손님들 다 만나는데
인종차별주의자, 이상한 손님들 썰은 다음 포스팅에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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